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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거 (언론,권력,정의의 충돌)

by 꿀팁여신 2025.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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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거 드라마 포스터

2024년 김혜수 주연의 드라마 '트리거'는 단순한 추리극을 넘어,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권력 구조와 언론의 역할을 고찰하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드라마 '트리거'가 제시하는 사회문제를 중심으로 언론의 기능, 권력의 실체, 정의 실현의 한계를 분석해 보며, 이 작품이 시청자에게 어떤 사회적 질문을 던지고 있는지 깊이 있게 탐구해 보겠습니다.

언론의 두 얼굴: 감시자 vs 공범

‘트리거’에서 언론은 단순한 보도 매체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언론이 진실을 밝혀내는 정의의 도구인 동시에, 때로는 권력의 입맛에 맞춰 여론을 조작하는 공범이 될 수 있음을 드러냅니다. 김혜수가 연기하는 주인공 ‘서혜란’은 과거 유명 앵커였지만, 어느 순간 조직 내 정치적 이유로 하차하게 되며 언론계의 이면을 체감합니다. 이후 서혜란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직접 사건을 파고들며, 기자로서의 사명감과 개인적 정의감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드라마 속 뉴스 보도 장면은 허구지만, 그 구성은 실제 뉴스의 프레임을 모방합니다. 사건의 본질보다 겉모습에 집중하는 기사, 진실이 묻히는 편집 방식, 사주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보도 방향 등은 실제 언론 환경과 다르지 않습니다. 작품은 언론의 사회적 책무를 상기시키면서도, 현실에서는 얼마나 많은 언론이 이 역할을 포기하고 있는지를 꼬집습니다. 또한 뉴스 소비자이자 유권자인 대중이 얼마나 쉽게 조작된 정보에 휘둘릴 수 있는지도 보여줍니다.

권력의 실체: 보이지 않는 손의 존재

‘트리거’는 권력의 중심이 단지 정치인이나 재벌에 국한되지 않음을 강조합니다. 작품 속 권력은 익명성 뒤에 숨어 있으면서도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묘사됩니다. 이러한 권력의 실체는 극 중 사건들을 통해 점차 드러납니다. 언론사를 조종하는 거대 기업의 후원자, 수사를 방해하는 정치인, 내부 고발자를 억압하는 경찰 조직까지, 권력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서로 얽혀 있습니다. 드라마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다층적으로 보여주며, 단순한 ‘악당 처벌’ 이상의 질문을 던집니다.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우리는 그것을 바꿀 수 있을까?"라는 물음은 매우 현실적이며 무겁습니다. 특히 권력의 중심부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연출 방식은 시청자로 하여금 현실의 권력 구조와 비교하게 만듭니다. 이는 드라마가 단순한 사건 해결을 넘어 사회 비판적 성찰을 유도하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정의의 충돌: 개인적 사명 vs 사회적 가치

드라마 ‘트리거’의 핵심 갈등 중 하나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인물들의 상이한 해석입니다. 서혜란은 과거 언론인으로서의 명예를 되찾기보다는, 진실을 밝히는 데 집중하면서 점차 사명감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그녀의 방식은 항상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옳은 것은 아닙니다. 극 중 또 다른 주요 인물인 검사나 경찰, 내부 고발자 역시 각자의 방식으로 정의를 추구합니다. 하지만 각자의 정의가 충돌하면서 사건은 더욱 복잡해지고, 누구도 완전히 옳거나 그르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드라마는 현대 사회가 직면한 ‘절대적 정의의 부재’라는 현실을 보여줍니다. 특히 드라마 말미에 전개되는 진실의 폭로 과정은 법적 정의와 도덕적 정의 사이의 간극을 그대로 드러내며, 시청자에게 정의의 의미를 되묻게 합니다. 작품은 단순한 정의 실현이 아닌, 각자의 입장에서 정의를 어떻게 바라보고 선택하는지가 결국 사회를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마무리됩니다.

‘트리거’는 단순한 서사적 재미를 넘어서, 현대 사회의 권력 구조와 언론의 역할, 그리고 정의에 대한 고민을 시청자에게 전합니다. 김혜수의 강렬한 연기와 함께 전달되는 이 메시지는 극적 재미와 사회적 성찰을 동시에 담아냅니다. 드라마를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속한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게 만드는 ‘트리거’야말로 2024년 가장 의미 있는 작품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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